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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도 꺽을 때 꺽어야 한다.

  • 작성자관리자
  • 등록일2022-07-05
  • 조회1,084

저는 술과 함께 살아오면서 늙으신 어머님과 가족들 특히 아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들을 많이도 남기면서 지금까지 오십 중반이라는 세월을 살았습니다.

수많은 거짓과 비굴함 그밖에 존재하는 모든 치사한 방법들을 총동원해서 술을 마시기 위한 구실과 합리화로 오늘까지 살아온 망나니 인생이 참 슬픕니다.

저는 12녀를 둔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한 가정을 책임을 져야하는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술에 미쳐서 예사랑 병원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입원하기 전 술을 마실 수 있다고 생각이 꽂히면 어떤 경우에도 망설이지 않고 술을 마셔야만 직성이 풀리는 완전한 알코올중독입니다.

그런 시간 속에서 속절없는 인생을 살다보니 완전한 알코올중독자의 처절한 길을 걸어가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오십 중 반이면 자신의 인생이 자랑스럽고 부끄럽지 않아야 하는데 그것은 고사하고 술 문제로 벌써 정신병원을 들락거린 횟수가 정확하게 기억이 안날 정도로 여러 번입니다.

술로 인하여 잃어버린 30여년 시간들을 돌이켜 보면 눈물밖에 나오는 것이 없습니다.

그동안 십 수 년을 일반정신병원만 여러 차례 전전하다 보니 단주의 의지보다는 나는 술을 끓을 수 없다는 절망감만 생겼습니다.

그러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딸과 아내의 설득으로 지금 이곳 예사랑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생활이 시작되고 아침에 기상하면 창문 밖으로 하늘을 보며 조용히 명상과 함께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끔 가슴 한쪽이 슬픔과 아픔이 전해지는 것은 아마도 지난 과거의 술 문제로 벌어진 사건사고로 인한 죄책감과 자기연민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알코올중독자인 자신이 술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잘못된 환상과 행동으로 긴 세월을 보냈다는 것이 정말 후회와 반성이 많이 됩니다.

 

저의 여러 가지 술로 인한 많고 많은 문제 중에서도 음주운전습관은 아주 고질병이 되었습니다.

가족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상처를 주게 되고, 경제적으로나 인간관계에도 아주 밑바닥을 치게 만든 것이 바로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건사고들입니다.

음주운전 적발 4회에 벌금형과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상태에서 반성하는 태도 없이 또다시 음주운전을 하다가 단속에 적발되어서 마침내 교도소에 수감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00교도소에서 수용생활을 시작으로 00교도소를 거쳐서 00교도소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11개월이란 짧지 않은 수감생활 중에도 못난 저를 그래도 남편이라고 가는 곳마다 매주 찾아와서 면회접견을 하고 가는 아내에게 정말 면목이 없었습니다.

가정일은 신경 쓰지 말고 수감생활 중에 건강만은 잃지 말라 하면서 눈물로 호소하는 아내에게 저는 정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면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아내의 뒷모습을 보고도 술의 갈망이 올라오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이유인지 정말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 먼 곳 까지 저를 보려고 오는 아내의 발걸음은 정말 천근만근 무겁고, 어렵사리 왔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어찌하여 저의 머릿속엔 술 생각만 난단 말입니까?

지금 돌이켜보면 그 당시의 저의 정신 상태는 확실히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가장의 책임도 다하지 못하고 교도소에서 지내다보니 죄책감은 무척이나 많이 올라오고 아내에게는 정말 미안했습니다.

늙은 시어머니 봉양하랴 자식 셋 건사하랴 얼마나 많이 힘들게 이곳까지 면회를 오는 그런 아내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에 마냥 눈물만 나와도 모자랄 뿐인데 어찌하여 이 와중에도 술 생각이 난단 말입니까?

더 꼴 볼견인 것은 만기출소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무슨 보상심리가 발동을 했는지 그 무서운 첫잔을 마시고는 조절을 못해서 그 후 며칠 밤낮을 술을 퍼마셨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행위가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못할 짓이건만 알코올중독자인 저는 이미 오래전에 술을 조절할 능력을 이미 상실해 버렸습니다.

이런 마음과 행동이 전혀 다른 미친 짓을 어떤 말로 표현이 가능할까요?

이렇게 완전히 미친 사람이 되어서 지금 예사랑병원에 오십 다섯에 올 수밖에 없었고, 도저히 다른 방법은 찾을 수도 없었을 뿐더러 이미 이 세상에 제가 술을 끓을 수 있는 수단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렇게 힘든 병원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병원생활을 시작한지 어느덧 4개월이 지났지만 교육에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모두 참석을 했습니다.

저는 이번 병원생활 만큼은 결코 헛되게 보내지 않고 알차게 보내려고 합니다.오늘 저의 행동이 내일 저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밖에서는 술 없이 하루도 살수가 없었지만 이곳 병원에서는 만들어진 프로그램대로 적응하고 생활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밖에서는 나의 의지력으로는 도저히 술 없이 살아 갈수 있는 방법을 몰랐지만 지금 이곳에서 한 방울의 술도 내 마음대로 마실 수 없습니다.

나의 의지력으로 술을 끓을 수 없을 때는 지금처럼 격리된 공간에서 술 없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알아가고 실천하는 행동을 거듭거듭 연습을 해야만 퇴원 후에도 술 없이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자아성장교육프로그램 시간에 배운 이런 내용이 항상 저의 머리에 각인되면 여기 지금 이곳에 있는 진정한 이유를 알게 합니다.

그것은 바로 고사리도 꺾을 때 꺾어야 한다.”는 속담입니다.

무슨 일이든 적당한 때를 놓치면 나중에 아무 쓸모가 없어진다는 뜻입니다.

고사리도 나물로 먹을 수 있는 부드러운 상태에서 수확을 해야지 늦게 수확을 하면 질겨서 나물로의 용도는 끝나고 쓰레기로 버려져야 합니다.

알코올중독자들도 그나마 옳고 그름을 구분할 수 있는 인지력이 있을 때 단주생활을 시작해야지 정신이나 육체가 기능적으로 선을 넘었을 때 시작을 하면 단주는 불가능합니다.

병원생활을 여러 번 하다 보니 경험을 떠올려보면 얼마 전에 같이 입원생활을 한 환우가 퇴원을 했다가 재발을 해서 재입원 한 경우 다시 보게 될 때 가장 놀란 것은 알코올성 치매환자로 진행이 된 모습들입니다.

, 소변도 제대로 못 가리고, 여기가 어딘지도 분간들을 못하고, 가장 심각한 것은 몇 달 전에 본 사람을 못 알아본다는 사실이 무섭습니다.

이런 현상을 알코올에 포함된 독성물질이 전두엽을 심하게 파괴해서 생기는 정신질환이라고 합니다.

저도 오랜 세월 술에 젖어서 살다보니 뇌의 구조에 변형이 와서 기억력은 물론 판단력도 떨어지고, 특히 감정조절장애가 심각합니다.

별것도 아닌데 하늘 날 듯이 기쁘다가도 하찮은 어떤 상황이 변하면 한없이 우울해 집니다.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들다가도 나의 기분이 가라앉으면 만사기 귀찮고 자살사고도 불쑥 올라옵니다.

하지만 이런 모든 저의 문제점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알코올중독치료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연습과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세상에 없다는 진실을 믿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단주도 노력 한만큼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저의 남은 인생 쓸데없는 것에 욕심내지 않고 오로지 단주의 길만 올곧게 걸어갈 수 있도록 노력과 정성을 다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도 다짐합니다.

병원교육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석을 하고 반드시 단주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병원생활에 적응하겠습니다.

알코올중독자들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저에게는 단주의 첫걸음에는 반드시 도움요청이 꼭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과거에 혼자의 힘으로 단주를 해보겠다고 몇 번이고 단주의 길을 걸어가 보았지만 얼마가지 못해서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요즘 교육을 받다보니 깨닫는 것이 있습니다.

단주의 길을 결코 혼자서는 걸어갈 수 없고 반드시 알코올중독이란 질병을 함께 하는 알코올중독자들과 같이 동행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알코올중독자가 확실하게 맞는다면 본인의 의지력 하나 만으로는 단주가 불가능하다고 빅북에 서술되어있습니다.

단주의 길을 함께 걸어갈 수 있는 곳이 바로 ‘A.A’ 즉 단주모임이란 것도 이번에 새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임활동을 하면서도 내가 부족하고 힘들다고 생각이 들면 앞서가는 멤버들에게 손을 내밀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단주의 한 방법이라는 것도 교육시간에 배워서 알게 되었습니다.

입원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퇴원을 하면 반드시 ‘A.A’멤버가 되어서 교육시간에 배운 대로 단주생활을 할 것을 제 자신에게 약속합니다.

술 마실 때의 미친 정신으로 한 약속이나 다짐을 남발하지 않겠습니다.

이제는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겠습니다.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해야 타인도 그렇게 대 할 수 있는 것도 이제 깨달았습니다.

가족사랑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한다는 것도 이제 알아갑니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예사랑병원의 치료진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알코올중독자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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